[ 만화 : 호러/스릴러 ] 백귀야행 - 요괴물 진한맛 ★★★★★

2020. 11. 14. 23:14책/만화

 

리쓰가 그나마 잘 나온 표지라 함 올려봅니다

 

 

작가: 이마 이치코 (今 市子)

 

첫번째 리뷰를 뭘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요즘 한참 푹 빠진 '백귀야행' 으로 결정했다. 요즘 이라고 말하기엔 머쓱하게도 1권이 만화책으로 엮인 날짜는 1999년 3월 15일... 오바 쪼끔 보태서 내 출생일과 더 가까운 수준의 오래된 책이다.

 

* 이 책을 지금 읽게 된 이유는 첫번째로 귀신, 요괴물을 좋아하긴 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오는 걸 읽을 정도는 아닌 겁쟁이라서. 두번째는 나츠메 우인장(본격 요괴 힐링물★)을 읽고 약간의 용기가 났기 때문에. 세번째로 그림체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다른 작품 (비엘^^;)을 우연히 읽고 표지보다 예쁜 그림체에 읽어 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오대오 가르마가 아름다운 리쓰 (...)

 

 

*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1권의 표지.

 

* 솔직히 이 각박한 세상에 만화만큼은 잘생긴 사람을 보고 싶다, 라는 굳센 의지로 그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밌다고 해도 안 보는게 나의 의지였는데. 근래에 호러 / 스릴러 장르.. 보다는 요괴나 귀신물에 빠지면서 재밌는 거 없나 찾다가 워낙 유명해서 이름은 들어본 백귀야행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워낙 ㅠ.ㅠ 정말 재밌는, 웰-메이드 요괴물을 읽고 싶어서 많이 시도해 본 만큼 백귀야행 이후에도 요괴물, 귀신물 만화는 추천할 겸 꽤 많이 올릴 것 같다.

 

 

책 줄거리를 분명 어디선가 봤는데 다시 찾으려니 도저히 안 보이는 매직.. 알라딘이 가독성이 떨어지는 건지... 하여간 알라딘놈들;

 

* 어쨌거나 대략 이이지마 가규라는 주인공 리쓰의 할아버지가 요괴, 마물을 보는 사람이고 심지어 그거에서 그치지 않고 주술사였다. 할아버지의 그 요괴를 보는 피는 주인공인 손자 리쓰에게 아주 진~하게 유전됐는데 (...) 때문에 할아버지는 리쓰가 어릴 적부터 걱정이 많으셨던 듯. 수명이 다해 돌아가시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본인이 오랜 시간 길러 온(...) 아오와라시 라는 요괴와 리쓰를 지켜주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하고 죽는다. 그 아오와라시라는 요괴는 리쓰의 친아버지의 시체에 들어가서 겉으로는 아버지로 행세하면서 틈만 나면 나와서 요괴를 잡아먹는 집을 지키는 가신이 된다.

 

* 이렇게 쓰고 나니까 되게 복잡하고, 실제로 이야기 속 관계도 좀 복잡하긴 한데 그래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왜 매력적이냐면, 나츠메 우인장의 요괴가 순한맛으로 요괴한테도 스토리가 있고 감동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요괴가 사람이랑 놀고 싶어서 ㅠ.ㅠ 하는 행동에도 가끔 오해받고 상처받다가도 감동이 있는... 단짠단짠 스토리라면 백귀야행은 기본적으로 요괴 성악설 (...) 스토리다. 요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먹고 싶어하며, 먹고 싶지 않더라도 하여간 엿먹이고 싶어하고... 진짜로 죽이기까지도 한다... 근데 그보다 더 한 게 인간이다. 리쓰의 삼촌인 카이(친근감 느껴지는 이름,,)는 심지어 친구가 도둑질하려고 엿먹이는 바람에 26년을 행방불명 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게다가 그 친구는 저주받아서 죽었음... 끔살,, ;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나츠메 우인장은 힐링물로 포근한 거 읽고 싶을 때 찾는다면, 백귀야행은 정말 무서운 거 읽고 싶을 때 읽는다. 대체로 많이 무섭진 않지만 가끔 화장실 가고 싶어도 못갈거 같은 느낌으로(...) 무서운 에피소드도 있다. 백귀야행을 보다보면 인간의 악의는 어디까지 인가, 에 대한 생각을 좀 하게 된다. 작가가 특유의 산뜻한 느낌으로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아서 다행인 것도 같고.

 

 


 

 

이 만화를 읽으면서 스토리, 개연성, 캐릭터 전부 다 좋은데 짜증났던 점이 있다면... 인간관계다 ㅠ.ㅠ

 

무엇보다 다들 리쓰를 너무 막 대 해!!!!!!!!!!!!!!!!!!(대분노)

 

아니, 요괴 놈들이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물론 그러면 안됨) 요괴 놈들 보다 더 한게 리쓰의 주변 인물들이다. 진짜 뺨 때리는 게 무슨 인사인 것 마냥 존나게 쳐댄다. 내가 정말 리쓰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서 욕 없이는 문장을 쓸 수가 없어요...

 

귀신, 요괴놈들이 리쓰가 잘 보인다는 이유로 애를 엿먹이는 것도 모자라서 주변인물들은 여친이랑 헤어질 때 리쓰 핑계를 대서 그 여자친구가 쫓아와서 뺨을 후려갈기고, 심지어 할머니, 이모에 사촌 누나까지 .. 아주 리쓰 뺨따구가 무슨 동네북인지... 동네북은 둘째 치고 정말 신문고라도 저렇게 후려갈기진 않겠다 싶다.

 

원래 나는 만화를 읽으면 주인공 맘이 되는 버릇이 있는데, 리쓰의 경우엔 거의 걔네 엄마빼고 다 이 친구를 너무 막 대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얼마나 심하냐면, 부모 부탁으로 잠시 맡은 (귀신 붙은)애가 고작 초딩정도인데 리쓰한테 너같은 애는 싫다고 말한다. 진짜 개빡치네... 지가 뭔데... 우리 리쓰한테... (부들부들)

 

 

그리고 너무 이상했던 게 우리 나라 정서에는 정말 안 맞는,,, 사촌과의 결혼 (feat.즈카사)

즈카사가 심지어 리쓰 여자버전(..)이라고 자주 언급될 정도로 둘이 닮기까지 했는데,

대체 왜 자꾸 주위 사람들이 둘을 엮는건지 ㅠ.ㅠ 제발 그런 짓 안해줬으면...

 


 

백귀야행에 대해서는 이후에도 추가 혹은 다른 만화에서도 언급할 것 같다.

 

혹시나 백귀야행을 보고 너무 재밌는데 비슷한 만화 없을까? 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만화 두 가지.

 

 

 

1.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 하츠 아키코 (波津彬子)

호러 스릴러 순한맛 ☆

 

이 책은 무려 백귀야행 보다 오래 된 (...) 고전 중의 고전. 어느정도냐면 ,, 작가분이 59년생...!!

백귀야행과 비슷하게 할아버지와 손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백귀야행에선 할아버지가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라면 여기선 그냥 조연 정도.

골동품 점에서 사연에 엮인 물건들(한마디로 귀신들린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요괴들이 누구를 죽이거나 공포스럽진 않아서 마음의 준비 없이 볼 수 있다

 

 

 

 

 

2. 삼각창의 밖은 밤 / 야마시타 토모코 (ヤマシタ トモコ)

호러 스릴러 매운맛 ★

 

내가 맨날 삼각창,,밤...? 뭐엿지..하고 제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책...  ⌒ ‿ ⌒

이 작가도 bl 작가라 그런지 두 남 주인공이 아주 캐미가 넘친다. (솔직히 그 재미로 보는것도 반은 된다...  ⌒ ‿ ⌒)

내용은 요괴물 보다는 귀신, 호러, 공포 쪽에 속한다. 귀신도 귀신인데, 따지자면 나쁜 기운을 보는 것에 가깝고.

사회성 떨어지는 남주2와 돈이 달린 귀신 퇴치를 하는데, 이 사회성이 떨어지는데에 굉장한 사연이 있다. 스토리가 백귀야행보다도 훨씬 복잡하며, 굉장히 징그럽고 무섭다... 처음에 봤을 땐 진짜 무서워서 잠이 잘 안 왔다,, 특히나 무서운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에리카 나오면서부터 리얼 무서워져서 ㅠ.ㅠ 크흑 그래도 캐릭터가 다 너무 매력있고 각자 스토리가 있어서 흥미롭게 보는 중.

정발 좀 빨리 됐으면 좋겠다... 작가님 빨리빨리 그리시길...